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일터에서] 시간의 부자

나이 70에 갑자기 부자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의 부자가 된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내게는 온종일이라는 시간이 주어진다. 이 많은 시간을 어떻게 잘 사용해야 시간의 부자가 되는 걸까. 당연히 부가가치를 많이 창출하는 일에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나는 40년 넘게 시험관 아기 박사로서 한 우물을 파는 직업이 있으니, 이거야말로 최고의 부가가치를 만드는 일이다. 더군다나 이제 일하는 것을 고급 취미생활이라고 생각하니 즐거운 일이 됐다.     내일은 일요일이지만 아침 7시 반부터 얼린 수정란 녹이는 작업을 하고, 8시부터는 난자 채취를 하고, 환자 남편의 정자를 처리해서 시험관 아기를 만드는 일을 해야 한다. 9시 반에 수정란 이식을 위해 다른 환자 부부가 오면 엄마의 아기집에서 자랄 수정란을 잘 지키기 위한 조언을 해주고 함께 명상 수행도 할 예정이다. 수정란이 아무리 잘 자라도 엄마의 아기집이 좋은 상태가 아니면 잘 자라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부부의 정성이 담긴 진짜 자식 농사는 수정란 이식 후에 시작된다. 이때 중요한 일은 항상 ‘태풍의 눈’을 찾는 명상을 해야 한다는 거다. 부모의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는 엄마의 아기집에서 자라는 수정란에는 태풍 같은 위협이다.   수정란 이식이 끝나면 집에서 휴식시간을 즐긴다. 낮잠도 자고 빈둥거리다가, 오후 3시쯤 다시 수정란 실험실에 가서 아침에 채취한 난자들 가운데 활성도가 좋은 것에만 특수처리 후 보관해둔 환자 남편의 정자들을 합해준다. 체온 상태의 시험관에 15만 개의 정자들이 들어가면, 활성화가 되어 엄청 빠른 속도로 난자들을 향해서 돌격한다. 18시간  동안 정자와 난자들이 스스로 수정하는 작업을 밤새도록 하게 한 다음 다음 날 아침 10시쯤 수정 상태를 확인하고, 수정된 난자들을 선별해 엄마의 아기집과 유사한 환경을 제공하는 특수 배양기에서 나흘 동안 키운다.  잘 자란 수정란은 얼려 놓았다가, 엄마의 아기집이 최적화되었을 때 이식을 하게 된다.   내일 난자 채취를 하는 환자는 부부가 다 혈액 질환 유전자를 갖고 있는데 전에 태어난 아이는 이미 혈액 질환으로 고통을 받는 상태다. 이럴 경우에는 수정란이 사흘 동안 자란 16 세포 중에서 세포 하나를 떼어내 유전자 검사 실험실로 보내고, 유전자 검사 실험실 요원은 밤새 작업을 해서 다음 날 아침 8시에 내게 수정란의 염색체 이상 유무를 통보해준다. 나는 즉시 환자 부부에게 결과를 통보해주고, 정상적인 수정란들을 개별적으로 얼려야 한다.     유전자 검사 실험실 요원은 염색체가 정상으로 판명 난 세포들만 따로 혈액 질환 유전자를 검사하는데, 결과가 나오는 데는 14일이나 걸린다. 다음에 혈액 질환 유전자가 없는 수정란을  엄마의 아기집에 이식하게 된다. 겸상 적혈구 빈혈증(Sickle cell anemia) 등 유전적 질환들도 이런 식으로 검사하게 된다. 수정란의 성별도 이식하기 전에 미리 알게 되고, 다운 증후군문제도 미리 알게 되니 환자들에게는 필요한 시술이다. 김학남 / 시험관 아기 박사일터에서 시간 부자 수정란 실험실 수정란 이식 유전자 검사

2023-10-08

“타고난 유전적 특성은?” 요즘 MZ들이 앱으로 자신을 알아가는 법

나 자신이 누구인지 설명하기 위해 MBTI와 혈액형을 물어보던 시기가 지났다. 이제 MZ들은 DNA와 퍼스널 컬러로 자기 자신을 이야기한다.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지만(50.3%), 인생을 살면서 자신에 대해 제대로 파악할 기회는 별로 없었다는 응답률도 50.3%였다.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싶어 하는 MZ세대의 특성에 기반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유전자 분석, 퍼스널 컬러, 건강기능식품 등 나에 대해 알려주는 서비스는 실로 다양하다. 유전자 검사 기반 헬스케어 플랫폼 ‘젠톡’ 생명공학기업 마크로젠(대표 김창훈)은 개인 취향대로 원하는 항목만 골라서 하는 모바일 유전자 검사 서비스 ‘젠톡(GenTok)’앱을 출시했다.   ‘젠톡’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각자 타고난 유전적 특성을 정확히 알고 보다 건강한 삶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이다. 지금까지 시중에서 받아볼 수 있던 DTC(Direct-To-Consumer∙소비자 직접 신청) 유전자 검사 서비스와는 달리 개개인의 필요와 목적에 따라 원하는 대로 골라서 구매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젠톡에 접속해 피부/모발, 운동, 영양소, 건강관리 등 6개 항목별 69가지 유전자 검사 중 원하는 항목을 골라 신청하면, 검사 키트가 배송된다. 사용법에 따라 검체를 채취한 후 반송 접수를 하면 10일 내 플랫폼에서 유전자분석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젠톡은 MZ 세대를 겨냥하여, 개성 있는 비주얼을 더한 결과 카드와 유전자 검사 결과에 따라 각 개인에게 필요한 건강관리 팁까지 함께 제공하고 있다.   마크로젠은 젠톡 론칭을 기념해 플랫폼 신규 가입자들을 위한 무료 유전자 검사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프로모션은 매일 오전 10시 01분 젠톡 내 선착순 신청을 통해 한정 제공되며 젠톡에 회원가입한 회원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신청 가능하다.   AI가 알려주는 나의 퍼스널 컬러, “코콘”   블랙탠저린은 퍼스널 컬러를 진단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패션 앱 '코콘'을 통해 제공한다. 퍼스널 컬러란 개인이 타고난 피부 톤과 가장 어울리는 색깔을 의미한다. 퍼스널 컬러는 본인의 얼굴 톤에 가장 어울리는 색상을 골라주어, 이미 뷰티 및 패션 분야에서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패션 스타일 추천 앱 ‘코콘’은 AI를 활용해 퍼스널 컬러를 진단한다.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접목해 사진 한 장으로 얼굴의 색감, 채도, 명도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3200가지 유형으로 나눠서 보여준다. 퍼스널 컬러를 진단한 후에는 이에 맞는 스타일을 추천한다.   이 외에도 이미지 진단을 통해 얼굴형, 눈, 코, 입을 세세하게 분석해 스타일 팁을 제공해 개인의 특성을 파악하고,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건강기능식품부터 식단까지, 건강 관리 도우미 “필라이즈” 필라이즈는 건강검진 기록, 키, 체중, 건강 고민, 알레르기 등 개인 건강 데이터를 받아, 이를 국내외 2만 6000여 개 제품, 1200개 영양 성분을 AI로 종합 분석해 유저에게 맞는 영양제를 추천하는 앱이다. Pill(영양제) + Analyze(분석)의 뜻을 가진 합성어로, 영양제를 개인에 맞게 AI로 분석, 관리할 수 있는 ‘영양제 맞춤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개인의 특성에 따라 영양 성분의 최적 섭취량, 추천, 비추천 성분 등을 고려한 결과를 제공해 본인 특성에 맞는 건강기능식품을 똑똑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에는 성별과 연령, 하루 활동량과 식단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수분 섭취량 피드백을 주는 알림 서비스를 제공했다. 필라이즈의 영양제/식단 맞춤 분석 기능과 연계해 사용자가 나트륨이나 카페인, 알코올, 식이섬유 등을 많이 섭취한 경우 수분 추가 보충 피드백을 보내주는 식이다. 또한 운동 관리 기능을 추가해 하루 운동량과 소모 칼로리를 체크할 수 있도록 한다.   강동현 기자 kang_donghyun@koreadaily.com유전 유전자분석 결과 유전자 분석 유전자 검사

2023-08-13

[현철수의 속병 클리닉] 대장암의 유전적, 환경적 요인

유전적인 요인을 증명하는 한 가지 예로는 가족성 용종성 대장암을 들 수 있다. 이는 나이가 16세 정도 되면 대장 안에 수백 내지 수천 개의 폴립이 있게 되며, 대장 절제 수술을 받지 않을 경우 100% 대장암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므로 가족 중 어린 연령에 대장암의 병력이 있을 경우, 유전자 검사나 대장 내시경으로 선별 검사를 하여 빨리 진단을 내려야 한다.   대장암의 유전적인 요인을 입증하는 또 하나의 좋은 예로는 가족성 비용종성 대장암이 있다. 대장 폴립의 숫자는 훨씬 적으며 대장암으로 발전할 확률도 40~100%로 가족성 용종성 대장암보다는 비교적 적다. 그러나 대장암의 발병률은 일반인보다 매우 높으므로 일찍 진단해 보기를 권한다. 가족성 비용종성 대장암도 주로 가족의 병력을 살펴보는 데서 시작한다. 첫째, 세 명 이상의 가족이 대장암, 자궁내막암, 신장계 암이 진단된 병력이 있으며 둘째, 2대에 걸쳐 대장암이 발견될 경우 그리고 셋째, 이 중 나이가 50이 되기 전에 대장암이 발견되었을 경우 등이 있다.   폴립은 세포 조직에 따라 여러 종류로 구분될 수 있으며, 조직과 폴립의 크기에 따라 발암 가능성도 다르다. 예컨대 과형성 폴립은 발암 가능성이 없지만, 선종상 폴립일 경우에는 세포 종류에 따라 발암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판단은 철저한 조직 검사를 통해 내려진다. 폴립의 형태 파악과 조직 분석 결과 없이는 발암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기가 어렵다. 일반적으로 대장의 왼쪽(하행 결장, S선 결장, 직장) 부분에서 폴립이 발견되었을 경우, 다른 부분(상행 결장, 횡행 결장)에서 동시에 폴립이 발견될 확률은 20%가량이므로, 대장 전체를 검진하는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고 동시에 폴립 제거 시술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폴립의 크기가 클 때는 시술 이후 3년 후에 재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대장은 꼬불꼬불하고 복막 뒤에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검진을 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이 요망되므로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에게 검진받을 것을 권한다.   일반적으로 사이즈가 비교적 작은 폴립은 발암 가능성이 작다. 다시 말해 사이즈가 1cm가 못 되는 폴립이 악성일 확률은 매우 적은 것이다. 그러나 폴립은 폴립이다. 즉 발암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를 반증해 줄 수 있는 예들은 많다.   이모 씨는 평소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지만 선별 차원에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게 되었다. 검사 결과 0.6cm 정도 되는 평평한 폴립이 발견되었다. 그리고 조직을 떼어 보니 놀랍게도 악성 폴립이었다. 다행히 일찍 발견해 수술을 받고 3일 만에 퇴원하게 되었다. 아니 어쩌면 이렇게 조그만 폴립 악성일 수가? 선종상 폴립이 의심되면 꼭 조직 검사를 해야 한다.   #현철수 박사 = 조지타운대병원내과, 예일대병원위장, 간내과 전문의 수료. 스토니부룩의대, 코넬의대 위장, 간내과 임상교수, 뉴저지주 의료감독위원회 위원, 재미한인의사협회 회장 역임. 아시안 아메리칸 위암 테스크포스와 바이러스 간염 센터를 창설, 위암 및 간질환에 대한 켐페인과 문화, 인종적 격차에서 오는 글로벌 의료의 불균형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현철수의 속병 클리닉 대장암 유전 대장암 자궁내막암 대장 폴립 유전자 검사

2021-11-29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